[우정이야기]지갑 찾아준 집배원 ‘선행 배달’
2014.02.22 21:20
[우정이야기]지갑 찾아준 집배원 ‘선행 배달’
사상 최대 규모의 개인정보 유출사태로 개인정보를 통한 2차 피해 공포가 확산되던 지난 1월 21일의 일이다. 경남 마산합포 진동우체국 심한 민 집배원은 우편물 배달에 여념이 없었다.
설 우편물 특별소통기간(1월 17~30일)인 이때는 특히 소포우편물이 폭주하기 때문에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우정사업본부에 따르면 이 기간 집배원의 손을 거쳐 배달된 소포우편물은 1200만개에 이른다. 8톤 트럭 1만7100대 분량이다.
심 집배원의 담당구역인 진북면은 최근 배달물량이 급격히 늘어난 곳이다. 공단이 조성되면서 2~3년 전부터 인구가 계속 유입되고 있어서다. 전국적으로 신도시가 처한 상황과 비슷하게 그곳 역시 배달처가 늘어나도 거기에 맞추어 집배원이 증원되는 것은 아니다. 심 집배원 역시 보통 10시까지 야근을 하는 격무를 감당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날 오후 2시30분쯤 심 집배원은 마산 진북면 신촌농공단지 입구 편의점 앞에서 길에 떨어진 지갑을 발견했다. 잠깐 여기서 문제 하나. 당신이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①그대로 둔다. ②몰래 갖는다. ③주인을 찾아준다. ④경찰서나 분실물센터 등에 갖다준다.
나는 ④번을 택하겠다. 집배원도 그래야 할 것 같다. 실제로도 배달과정에서 습득한 물품은 우체국으로 가져와 습득물 담당자에게 접수하도록 되어 있다고 한다. 담당자는 이를 일주일 동안 모아두었다가 관할 경찰서에 넘기게 된다.
이런 절차와 방식을 취하는 데는 이유가 있을 법하다. 배달업무에 바쁜 집배원으로서는 습득물을 주인에게 직접 전할 시간적 여유가 충분하지 않다. 시간적 여유가 있다고 하더라도 직접 전하다 보면 곤란한 일을 당할 수도 있다.
주인이 내용물의 일부가 없어졌다고 주장한다든가, 그 밖의 예기치 않은 분란에 휘말리는 경우다. 그렇다면 분실물 습득 절차를 따르는 것이 안전한데, 이는 거꾸로 분실자 입장에서는 낭패가 아닐 수 없다. 심 집배원은 어떻게 했을까.
그는 지갑의 내용물을 확인했다. 신용카드 5장과 현금 5만원가량이 들어 있었다. 주인인 김모씨의 연락처가 적힌 명함도 있었다. 주저하지 않고 주인에게 전화를 걸었다. “현금은 많지 않아 크게 문제가 될 것 같지 않았지만 신용카드가 5장이나 있어 큰 낭패를 볼 것 같아 주인에게 빨리 연락해서 돌려주는 게 좋겠다”는 생각에서였다고 한다.
심 집배원의 선행은 지갑을 잃었다가 찾은 김씨가 감사 인사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며 우정사업본부 홈페이지(www.koreapost.go.kr)에 감사의 글을 올리면서 알려졌다.
“…그날 저 때문에 30분 늦게 마치셨을 텐데 죄송하네요. 정신이 없어 감사의 맘도 표현하지 못했는데 업무차 진북산업공단을 다시 방문하는 날 그날 꼭 감사의 커피라도 한 잔 대접해 드리고 싶네요.”
12년째 집배원으로 일하는 심 집배원은 평소에도 지역사회에서 봉사활동을 꾸준히 펼쳐 귀감이 되고 있다고 한다. 앞의 질문에 대한 그의 답은 당연히 ③번이다. 잃어버린 물건은 주인에게 가장 소중한 것이고 그것을 가능한 한 빨리 찾아주는 게 좋다는 것이다.
그는 “집배원들은 평소에도 주인을 잃은 지갑이나 물품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않고 주인을 찾아준다”며 “주인의 연락처가 있다면 직접 돌려주는 게 가장 빠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신동호 경향신문 논설위원 hudy@kyunghyang.com>
2014 02/18ㅣ주간경향 106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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