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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이야기]‘우정의 날’을 제정하자

(왼쪽) 발행이 취소된 세계 여성의 날 100주년 기념우표. (오른쪽) 정보통신의 날 변경을 추진하는 우정사업본부 청사 건물.

지난주 우정사업본부에서 기념우표 발행 계획을 취소한다는 공지를 냈다. “3월 7일로 예정된 세계 여성의 날 100주년 기념우표를 발행하지 않기로 했다”는 내용이다.

이게 무슨 말인가. 기념 우표는 즉흥적으로 발행하는 법이 없다. 1년 전에 계획하고 준비한다. 2008년 발행할 것은 2007년 4월 최종 결정해 대내외에 공표한다. 그런데 이렇게 준비해온 우표가 발행일을 코앞에 두고 취소되었다는 얘기다. 우본 사상 전례가 있는지 의심스러울 만큼 이례적이다. 우표 수집가들 사이에 화제가 안 될 수 없다.

사정은 이랬다. 몇 달 전 새로 보직을 맡은 우본의 송관호 우표팀장은 올해의 우표 발행 계획을 점검하면서 올해가 세계 여성의 날 100주년이 맞는지 의심이 들었다. 세계 여성의 날이 우리나라만 해당되는 것은 아닐 텐데, 유엔에서는 100주년을 준비하는 기색이 없었기 때문이다. 유엔사무처에 문의해보니 유엔은 세계 여성의 날 100주년을 2011년으로 본다는 답을 들었다. 여성의 날 행사가 세계 최초로 열린 것은 1909년이지만, 그것은 미국 내 행사였고, 국제적 행사는 1911년이 처음이라는 설명이다. 1910년 제2인터내셔널 회의에서 독일의 노동운동가 클라라 체트킨이 제안해 이듬해 독일, 오스트리아 등에서 열린 행사에 의미를 두는 것이다.

국내 여성계는 지난 7일 100주년 행사를 열었다. 미국에서 있은 첫 여성의 날 행사에 의미를 둔 것이다. 그러나 기념 우표는 국내용이 아니다.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국제 언어다. 유엔에서는 인정하지 않는데, 우리만 100주년이라고 하면 꼴이 우스워진다. 인쇄 직전이라도 오류를 발견해 취소한 것은 용기 있는 결정이다.

우정사업본부는 요즘 또 다른 기념일 문제로 고심 중이다. 4월 22일 정보통신의 날 문제다. 원래 체신의 날이었다가 1973년 체신부가 정보통신부로 바뀌면서 기념일 명칭도 바뀌었다.

우본이 정보통신부 소속일 때는 아무 문제가 없었다. 그런데 정통부가 폐지되면서 정보통신 업무는 방송통신위원회로 이관되고 우본은 지식경제부 소속이 됐다. 통신과 우편이 분리된 것이다. 여기서 방통위와 우본의 입장 차이가 생겼다.

방통위에서는 명칭이 정보통신의 날이니만큼 정보통신을 담당하는 기관에서 기념해야 한다고 한다. 방통위가 공식적으로 출범하지 않은 상태여서 정리된 입장은 아니지만, 정통부에서 건너간 사람들 사이에서 그런 얘기가 나온다. 하지만 우본에서는 당초 기념의 대상이 우정(郵政)이니만큼 우정을 담당하는 기관에서 맡는 게 마땅하다는 입장이다. 기념일의 명칭은 원래의 취지를 살려 ‘우정의 날’로 바꾼다는 내부의 공감대도 마련해두고 있다.

이런 작은 갈등을 보면서 이번 기회에 정보통신의 날과 별도로 우정의 날을 제정해 기념하면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 통신과 우편이 분리된 만큼 방통위는 정보통신의 날을, 우정사업본부는 우정의 날을 기념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우정의 날로 4월 22일을 고집해야 할 이유가 없다. 이 날은 우리나라 최초의 우편행정관서인 우정총국을 개설하라고 고종이 칙령(勅令)을 내린 날이다. 기념일은 해당 관서가 처음 생긴 날, 또는 업무가 처음 시작된 날로 잡는 게 보통이다. 이도 저도 아닌 왕의 칙령 하사일을 기념일로 잡은 것은 어딘지 어색하다. 사실 과거 체신의 날은 이보다 더 엉뚱하게도 12월 4일이었다. 우정총국 청사 낙성식이 열린 날을 기념한 것이다. 하지만 바로 그 낙성식 장소에서 우정총국의 초대 총판 홍영식 등이 갑신정변을 일으켰다가 실패로 돌아가 이 땅의 근대 우정은 싹도 트기 전에 몰살당한 아픈 역사가 있다. 홍영식이 참살당하고 우정총국이 폐쇄되면서 10년 동안 우정의 암흑기가 닥친 것이다.

그러니까 당시 체신의 날은 어떤 측면에서 우정의 제삿날이기도 했다. 제삿날을 생일인 줄 알고 기념해서야 되겠느냐는 자성에서 다시 잡은 게 생뚱맞은 칙령 하사일인 것이다. 이제 제대로 된 우정의 날을 보고 싶다. 논자(論者)에 따라 역사를 보는 눈이 다르겠지만, 우정총국의 개국일인 11월 18일(당시 음력으로는 10월 1일)이 어떨까 싶다.

<이종탁 경향신문 논설위원> jtlee@kyunghyang.com
-출처 뉴스메이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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