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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배원이 체험한 설 선물 양극화 세태 '씁쓸'
빈촌 '1개라도 고맙게' vs 부촌 '또 왔나 시큰둥'




#자동차 도로가 없어 종종걸음으로 구비구비 고갯길을 올라가니 녹색 철문 앞에 할머니가 환한 얼굴로 물 한 사발을 들고 기다리고 있었다. 평소 각종 세금고지서와 독촉장만 나르다 모처럼 선물 보따리를 들고 가니 기쁠 만도 하다. "아이구 고맙습니다." 돌아서 내려오는 등 뒤로 들려오는 한마디 인사. "집배원 아저씨도 설 잘 보내세요!"(부산 동구 수정동 담당 우체국 집배원)

#참 높다는 생각이 든다. 주차장 차단기 앞에서 벨을 누르면 '덜커덕'하고 차단기 봉이 올라간다. 어두운 동굴에 들어가듯 대낮에도 전조등을 켜고 한참을 들어가면 제복을 입은 보안실 직원이 나왔다. 카트에 선물을 쌓기 시작한다. 하나, 둘…스물. 모두 네 집 분량이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47층 꼭대기를 눌렀다. "오늘은 몇 개입니까?" 사람이 나오지 않아 전화를 했다. "보안실에 맡겨 두고 가세요!"(부산 해운대구 마린시티 담당 우체국 집배원)

민족 최대의 명절 설을 앞두고 전국 곳곳을 누비는 집배원들의 발길이 분주하다. 4일 부산체신청에 따르면 부산·울산·경남 지역의 설 명절(설 직전 2주간) 소포우편물(택배) 처리량은 2006년도 203만 개, 2007년 249만 개, 2008년 294만 개(예상치)로 연평균 21%씩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하지만 지역별로는 들쭉날쭉하다. 부산의 경우 해운대·남구 등으로 가는 택배 물량은 지난해보다 3000~5000개가 늘어난 반면 중·동·영도구 등은 800~1000개 정도 늘어나는 데 그쳤다. 실제 해운대구 신흥 아파트촌과 중·동·영도구 고지대 등지로 택배를 하는 집배원들이 느끼는 '감도'는 하늘과 땅 차이다. 가는 길도 다르고 공기도 다르다. 택배 양도 다르고 종류도 다르다. 하지만 무엇보다 다른 것은 선물을 받는 사람들의 표정이라고 집배원들은 말한다.

해운대구 우동 마린시티를 담당하는 집배원 박해성(44·가명) 씨는 설을 앞두고 쏟아지는 택배 물량에 숨 쉴 틈도 없을 정도다. 아침 7시에 출근해 밤 11시가 넘어서야 겨우 퇴근한다. 한 집에 들어가는 택배가 하루 평균 3~4개. 종류는 과일박스와 옥돔 등 고가의 선물이 주류를 이룬다고 한다.

박 씨는 "예전에는 우편물 배달을 가면 인사는 물론 농담도 건네고 이런저런 얘기를 주고받았다. 그런데 요즘은 선물이라고 해도 그렇게 반가워하지도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해운대구 재송동을 담당하는 최진태(40·가명) 씨는 흔히들 이야기하는 '양극화'를 여실히 느끼고 있다. 최 씨는 "하루 택배가 1000개라고 한다면 센텀시티내 센템파크 아파트에만 500개가 들어간다. 14명의 집배원 중 12명이 센텀시티를 맡고, 나머지 2명이 재송동 전역을 커버한다"고 말했다.

영도구와 동구 등 고지대가 많은 지역은 비누·샴푸·햄·김 등 생필품 선물이 많다고 한다. 영도의 경우에는 경상남도 전라도 제주도 등 외지에서 온 사람들이 많아 지역 특산물이 많다.

영도우체국에 근무하는 조현수(44·가명) 씨는 "30㎏짜리 고추푸대를 지고 고갯길을 올라도 환한 얼굴을 하고 반기는 어르신들을 보면 금세 피로가 풀린다. 비록 내가 주는 건 아니지만 내 손을 통해 전달되는 선물이어서 기분이 좋다"며 환하게 웃어 보였다.

국제신문 장호정 기자 lighthouse@kookje.co.kr / 노컷뉴스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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