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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이야기]연평우체국은 지금

2010.12.09 23:05

아주 조회 수:1071

[우정이야기]연평우체국은 지금


인천에서 뱃길로 145㎞ 떨어져 있는 섬. 평평하게 뻗친 모양이라고 해 연평도(延坪島)라 이름 붙은 이곳은 한때 우리나라 제일의 조기어장이었다. 조선시대 임경업 장군이 명나라로 가던 중 연평도에 들러 가시나무를 바다에 꽂아두었는데 썰물 때 보니 나무마다 조기가 잡혀 있더라는 전설이 내려온다.

 연평우체국.jpg
연평우체국에 우편차량이 주차해 있다.
1970년대부터 조기는 점점 줄었지만 대신 꽃게가 득실거려 섬을 풍요롭게 해준다. 경치 또한 한 폭의 그림이다. 깎아지른 절벽 사이로 부서지는 흰 파도를 보면서 섬 주변을 걷다보면 빼어난 풍광에 어질어질 현기증이 날 정도다.

아름다운 섬 연평도는 그러나 지금 난리통이다. 주민 대다수는 포탄을 피해 뭍으로 피란을 떠났고, 중무장한 군인들은 언제 있을지 모를 교전에 대비해 분주히 군홧발을 놀리고 있다. 주민들이 살던 집, 공공 시설물, 마을의 뒷산에는 화염의 흔적이 남아있고, 처참하게 부서진 건물 부스러기는 거리 곳곳에 널부러져 바람에 나뒹굴고 있다.

 

연평도의 주민은 모두 782가구 1564명이다. 이들을 위한 공공시설이라고는 학교와 파출소, 면사무소, 우체국이 전부다. 학교가 섬의 교육기관, 파출소가 섬 내부의 치안센터라면, 외부와 연결되는 유일한 창구는 우체국이다. 그 연평우체국 앞마당에도 북한에서 쏜 포탄이 떨어졌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우체국장 사택이 반파되고 우체국 유리창이 박살나는 피해를 입었다.

 

당시 우체국에 있던 사람들은 얼마나 놀랐을까. 꽝 소리를 듣고 혼비백산했을 것임은 불문가지다. 그래도 사태 발생 나흘 만인 11월 26일부터 우체국은 정상으로 돌아왔다. 많은 주민들이 섬을 빠져나간 상태이지만 남아있는 주민들과 관공서 직원들을 위해 서비스를 시작한 것이다. 인천에서 피란생활을 하고 있는 주민들을 위해서는 16톤 트럭을 개조해 만든 이동우체국이 출동했다. 이 바퀴 달린 우체국에서는 현금 입·출금과 송금, 환전과 공과금 납부, 편지 및 소포 발송 등 일반 우체국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서비스가 가능하다. 여기에 연평우체국의 집배원 2명이 인천에 파견 나와 피란민들에게 우편물을 직접 배달하고 있다. 집배원이 주민 대부분의 얼굴을 훤히 꿰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연평우체국은 별정우체국이다. 별정우체국이란 개인이 자기 돈으로 건물을 짓고 우편업무를 대행하는 곳이다. 지금은 그럴 필요가 없지만 과거 박정희 정권 때 1촌1우체국 정책을 펴면서 국가 예산이 모자라자 민간자본을 유치하는 방편으로 별정우체국 제도를 도입했다. 별정우체국 설립자는 우체국장이 되어 자기가 쓸 직원을 직접 채용하며 사후에는 자녀에게 승계할 수도 있다. 이런 별정우체국이 전국의 농·어촌 지역에 현재 760여곳 운영 중이다. 연평우체국은 정창권 현 국장이 1974년부터 36년째 운영하는 전통의 우체국이다.

 

별정우체국은 별정우체국법에 따라 일반우체국과 똑같은 방식으로 운영된다. 고객이 겉으로 보아서는 일반우체국과 아무런 차이를 느낄 수 없다. 우체국장은 공무원 신분이고 우편요금은 다른 우체국과 정확히 같다. 그러다보니 대부분의 별정우체국은 적자를 면치 못한다. 집배원 2명을 포함해 우체국장까지 5명이 근무하는 연평우체국도 마찬가지다. 우체국 운영을 잘못해서가 아니다. 우편물 배달 물량이 하루 평균 984통으로 연평도 주민 한 집에 한 통 이상 되는 셈이니 적은 편이 아니다. 적자구조는 요금체계에서 비롯된다.

 

섬의 어촌계에서 보내는 다량 우편물에 대해 할인을 해준다. 예를 들어 연평도에서 어촌계를 통해 우체국 택배로 꽃게를 부치는 경우 요금을 대략 2500~3500원 정도 받는다. 하지만 우체국이 이 택배물건을 인천 가는 배에 실을 때는 배삯으로 6500원 정도를 지불한다. 3500원을 받아 6500원을 운임료로 내고, 그리고 또 최종 도착지까지 배달해야 하는 구조이니 택배가 많을수록 적자가 늘어난다. 올 10월 한달 동안 연평우체국이 접수한 꽃게 우편물 택배는 9282건. 전년 대비 37% 늘어났으니 우정사업본부의 손실도 그만큼 늘어난 셈이다. 수익성만 생각한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러니까 서울 사람이 안방에서 연평도 꽃게를 택배로 받아 먹을 수 있는 것은 연평우체국의 보편적 서비스 덕분인 셈이다.

<이종탁 경향신문 사회에디터 jtlee@kyunghyang.com>
-출처 2010 12/14ㅣ위클리경향 90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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