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자원봉사도 ‘대륙 스케일’, 엄청난 규모 눈길

대국의 스케일은 뭔가 다르다. 중국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때 자원봉사자 50만명을 동원해 성공적으로 대회를 마무리 했다. 광저우 아시안게임선 10만 명 더 늘려 60만명을 투입했다. 2004 아테네 올림픽의 10배가 넘고, 서울 올림픽의 22배에 달한다. 9달 전 열린 밴쿠버 동계올림픽 때도 자원봉사자는 5만2000명 정도였다. 방대한 인적자원의 힘일까. 대회가 종반으로 향하는 지금까지 별 탈 없이 진행되고 있다.

자원봉사자 단인후이(22)는 베이징에서 왔다. 북한과 가까운 동북지방 출신인 그는 베이징에 있는 대학에서 한국어를 전공하는 대학 4학년이다. "자원봉사자 모집 공고를 보고 지체 없이 지원했다"는 그는 당분간 취직준비 걱정은 접었다. 단인후이는 사이클 경기가 열린 광저우 벨로드롬 미디어센터에서 한국어 통역을 맡고 있다. 광저우가 처음인 그는 여느 외국인처럼 이곳이 낯설다. 그에게 길을 물어보는 기자들이 많지만 제대로 대답을 못 해줄 때가 많다. 숙식은 경기장 인근 호텔에서 해결한다. 보수는 없지만 숙박비는 조직위원회에서 지원한다.

이번 대회 자원봉사자 대부분은 광저우의 대학생들이다. 하지만 통역 같이 전문적인 능력이 필요한 자원봉사자는 중국 전역에서 선발했다. 광저우에서 2000㎞ 넘게 떨어진 내몽골에서 온 자원봉사자도 있다. 2000㎞면 서울에서 광저우 거리다.

중국의 인력배치 방식은 외국인의 혀를 내두르게 한다. 메인미디어센터와 붙어 있는 미디어빌리지에는 길에 자원봉사자들이 도열해 있다. 특별한 업무는 없다. 길을 걸어가는 기자들에게 인사와 미소를 보내는 게 전부다. 오죽하면 "왼쪽 문과 오른쪽 문을 열어주는 자원봉사자가 따로 있다"는 농담까지 생겼을까.

이들은 엄격한 교육을 받았다. 아침·저녁으로 하는 미팅은 '짜요~'라는 구호로 마무리된다. 중산대에 다니는 한 자원봉사자는 "교육 때 친절과 성실이 가장 강조됐다. 일은 힘들지만 소중한 경험이다. 그리고 한 달간은 수업에 들어가지 않아도 된다. 한 달간 전철 무료이용권을 받은 걸로도 만족한다"고 말했다.

복장규정도 엄격하다. 귀걸이나 목걸이 등 액세서리 착용은 금지다. 진한 화장은 시상식 자원봉사자와 치어리더 외에는 허용되지 않는다. 조직위원회에서 나눠준 트레이닝복 형태의 유니폼을 반드시 입어야 한다. 치마 역시 금지 사항이다. 헤어스타일도 단정해야 한다. 머리는 눈을 덮을 수 없다. 상냥한 미소의 핵심은 웃는 눈이기 때문이다.

-출처 중앙일보 광저우=장치혁 기자 [jangta@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