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초동 진화 '살신성인' 집배원 형제 '화제'

 산불이 발생해 하마터면 큰 불로 번질 뻔했으나, 집배원의 살신성인 정신으로 화마를 막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제천 수산우체국에 근무하는 정용운 집배원(46).

지난 2일 낮 12시30분께 충북 제천시 수산면 수리 수청거리 야산에서 불이 났다.

정씨는 휴일이라 찾은 본가에서 농사일을 거들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산불을 목격했다.

주변에는 몇몇 사람들이 있었으나, 불길이 거세지고, 산세가 험해 섣불리 진화작업에 나서지 못하고 있었다.

그때 정씨는 함께 농사일을 거들던 막내 동생 정용욱씨(장성산업·36)와 지체 없이 산으로 달려가 나뭇가지 등으로 불을 끄기 시작했다.

바람 탓에 불을 끄기는 쉽지 않았지만, 바로 산 아래에 있는 주택과 산 위로 불이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정씨 형제는 열심히 진화작업에 매달렸다.

40여 분 경과한 후 신고를 받은 수산면사무소의 소화차가 도착해 진화 작업을 도와 산불은 곧 진화됐다.

정씨는 진화작업에 열중한 탓으로 손과 입술 등에 가벼운 화상을 입기도 했다.

이 사실은 진화작업을 목격한 한 주민이 제천우체국(국장 조권행) 홈페이지에 '칭찬글'을 남겨 뒤늦게 직원들에게 알려졌다.

정씨는 평소에도 제천우체국 홈페이지에 여러 번 칭찬글이 게재돼 친절한 사람으로 주위에 널리 알려져 있으며, 셋째 동생 정용길씨(39)도 제천우체국 집배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형제 집배원이다.

또 정씨는 지난달 말에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가정이 어려운 어린이 집을 방문해 집을 수리해주고, 학용품을 전해줘 지역 주민들에게 칭찬이 자자하다.

한편 제천우체국은 지난 2005년에 집배원을 중심으로 한 '집배원365봉사단'을 구성, 산불 예방뿐만 아니라 독거노인 보살피기, 농촌 일손 돕기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전개 하고 있다.

조권행 제천우체국장은 "앞으로도 지역주민들의 손과 발이 돼 주고, 지역사회 발전에 일조할 수 있도록 봉사단 운영을 더욱 활성화하겠다"고 말했다.

-출처【대전=뉴시스】박희송 기자 =heesking@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