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마술학교 교장 되다
2010.01.20 00:08
공무원, 마술학교 교장 되다
정선군청 백호민 씨, 국내 첫 마술학교서 무보수 봉사
평범한 공무원이자 마술사인 백호민 씨의 꿈이 이뤄졌다. 지난 1월 9일 강원도 정선에 국내 최초의 마술학교를 만든 것이다. 강원도 지역경제를 살리고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불어넣는 마술학교를 만들기까지 노력했던 그의 이야기를 들었다.
이달 강원 정선군 북평면 장열리에 있는 ‘365 행복마을’에 ‘매직 빌리지’ 마술학교를 개교한 백호민(41) 교장. 그의 또 다른 직업은 정선군청 행정7급 공무원이다. 1993년 6월, 9급으로 공직에 몸담은 백 교장은 3년 전까지만 해도 마술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러던 중 2007년 정선군의 정책을 개발하는 미래기획단에 근무하면서 마술과의 인연이 시작됐다. 당시 정선군은 물론 대부분의 지방자치단체가 크고 작은 축제를 통해 관광객을 끌어모으는 데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었다.
이에 백 교장은 예산을 많이 들이지 않고 외지인의 발길을 정선으로 끌어들일 방법을 고민하다 ‘마술’을 선택했다. 그리고 유창식 정선군수에게 ‘마술축제’부터 제안해놓고 마술에 대한 공부를 시작했다.
백 교장은 공무에 지장이 없는 선에서 틈틈이 수도권의 마술학원을 1년간 다녔다. 마술을 배우면서 최현우 마술사 등 마술계 인사들과의 인맥도 넓혔다. 또한 마술과 관련된 글도 쓰면서 한국 마술계에 자신의 존재를 알렸다. 2008년 7월에는 한국마술산업진흥학회 이사도 맡았다.
정선에 마술을 본격적으로 선보인 것은 정선 5일장을 통해서다. 정선 5일장은 서울에서 열차가 운행할 만큼 전국에서 많은 관광객이 찾는 대표적인 민속 장터다. 백 교장은 2007년 4월부터 장이 설 때마다 마술사를 섭외해 장터에서 마술 공연을 했다.
“지역과 상생하는 관광캠프 만들 것”
그는 5일장 마술을 진행하면서 마술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능력을 키웠고 이를 바탕으로 마술학교를 준비했다. 원래 마술학교 교장으로 외부인을 초빙할 생각도 했지만 무보수 자원봉사로 지역 발전을 위해 헌신하기 위해서는 공무원인 자신이 맡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
마술학교는 이달 9일에 개교했다. 그러나 그 전부터 많은 이들이 마술학교를 찾았다. 마술학교 개교 이전부터 방문객을 위해 마술을 체험할 수 있는 신체 분리, 공중 부양 등 다양한 매직 포토존을 만들어 개방해 놓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21일에는 한국청소년남서울연맹에서 40명이, 같은 달 28일에도 40명의 청소년이 팸투어를 왔다. 한국청소년남서울연맹 김태용 과장은 “전국적으로 수많은 청소년 캠프가 진행되지만 마술을 접목한 캠프는 처음”이라며 “청소년들은 누구나 신비한 마술을 좋아하기 때문에 마술학교의 성공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백 교장은 현재 당일, 1박2일 마술학교 체험 프로그램을 유료로 운영하고 있다. 클로즈업 마술, 특수 카드 마술 등 다양한 마술 체험 프로그램이 있는데 수학, 과학을 접목한 교육 마술이나 프로포즈 마술 등도 선보일 예정이다. 또 직장인에게는 명함을 줄 때 지갑에서 불꽃이 솟아나도록 깜짝 쇼를 하는 등 비즈니스 마술을 가르칠 생각이다.
마술학교가 의미 있는 이유는 지역과 상생할 수 있고 마술사들의 수입에도 보탬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마술학교는 숙박을 겸한 일정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방문자는 인근 펜션을 이용해야 한다. 식사는 마을 부녀회에서 마련한 식단을 활용하는 쪽으로 계획하고 있다.
학교 운영으로 발생하는 수익은 운영비를 제외하고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게 될 마술사들에게 돌아간다. 백 교장은 마술 보급과 지역 발전을 위해 무보수로 활동한다.
백 교장은 “마술학교는 지역과 상생하는 학교가 될 것”이라며 “마술을 보급하면서 지역경제와 주변 관광지 활성화에 기여하는 것이 마술학교의 목표”라고 말했다.
매직 빌리지 마술학교 Tel 010-2230-7340 magicvillag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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