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자원봉사가 이끄는 작은 정부
2010.01.19 00:13
기부·자원봉사가 이끄는 작은 정부
사람은 누구나 ‘부자’로 사는 것을 꿈꾼다. 하지만 시장경제 원리에 입각한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빈부의 격차가 발생하게 마련이고, 그 차이가 클수록 사회는 혼란스러워진다. 이를 막고자 세계 각국은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복지사회 구현을 위해 많은 애를 쓰지만, 정부의 노력만으로 이들을 모두 구제하기엔 역부족인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따라서 선진국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사회적 기득권층이 기부를 통해서, 또 뜻있는 사람들은 자원봉사를 통해서 사회가 양극화되는 것을 막고 살 만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십시일반(十匙一飯), 두레와 품앗이 등 나눔이 일상인 정이 많은 민족이다. 고사리 손으로 아껴둔 군것질용 돈을 자선냄비에 넣는 어린이, 변변한 옷 한 벌 사 입지 않은 채 김밥을 팔아 평생 모은 전 재산을 대학에 기탁하는 할머니를 비롯해 최근에는 기업인, 스포츠 스타, 연예인들의 기부 소식이 글로벌 경기 한파 속에 얼어붙은 마음을 녹여주고 있다.
2006년 7월 서초구청장에 취임한 직후 가장 먼저 구청 직원들에게 연 48시간 자원봉사 활동을 의무화해 공휴일이나 저녁 시간을 이용한 공무원의 봉사활동이 전개됐다. 곧이어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고자 하는 저명인사의 자원봉사로 이어졌고, 3000명이 넘는 각 분야의 전문 자원봉사단도 창단됐으며, 학생군사교육단(ROTC) 봉사단을 필두로 각종 직능단체 봉사단과 기업체 봉사단 등 각계 각층의 주민 참여가 뒤따랐다.
나눔의 시작인 기부문화에 대해서도 주민의 인식을 변화시키고 이를 적극 유도하는 데 많은 신경을 썼다. 왜냐하면 2005년도 서초구 전체의 기부 총액은 연 4억원을 조금 넘는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부를 활성화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시도해 보기로 하고 먼저 청계산 등산로를 정비할 때 기부자와 사연을 표시한 계단목을 기부 받았다. 그 결과 8만원짜리 계단목 1000개 이상을 기증받을 수 있었다. 이후 우면산과 서리풀 공원에는 계단목과 체육시설, 가설 교량까지도 기증으로 마련하고 있다. 이것을 액수로 환산하면 2006년 28억원, 2007년 32억원, 2008년 118억원 등으로 계속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한편 방배노인종합복지관은 CJ오쇼핑에서 30억원을 들여 건립한 후 구청에 기부채납했다. 또한 항일지사 심산 김창숙 선생기념관 건립엔 삼성물산이 20억원을 지원했고, 삼성전자 및 삼성물산은 서초동 삼성타운 주변 1㎞ 인근 거리 환경 개선에 19억8000만원을 기부했다. 재건축 후 새로운 명품 주거단지로 부상한 반포자이 아파트의 경우, 재건축 조합에서 80억원을 투입해 지은 반포1동 주민센터 건물을 구청에 기부했다.
기부와 자원봉사는 마치 파티 참가자가 각자 소유하고 있거나 좋아하는 요리 또는 와인을 가지고 참석하는 포틀럭 파티와 같다. 그저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을 나누면 되는 것이다. 돈에 여유가 있는 사람은 금전적 지원으로, 시간이 많은 사람은 노력 봉사로, 아이디어가 많은 사람은 아이디어를 나누면 된다.
또한 기부나 자원봉사는 습관이다. 어려서부터 선악은 물론 기본적인 경제 관념과 함께 기부와 자원봉사의 관념을 키워줘야 한다. 기부와 자원봉사를 했을 때의 뿌듯함은 경험해보지 않고서는 느낄 수 없다. 서초에서 뿌린 기부와 자원봉사의 자그마한 씨앗이 서울에서 아름답게 꽃을 피우고 대한민국 전체에 행복한 향기를 퍼뜨릴 수 있는 날이 오길 간절히 소망해 본다.
[[박성중 / 서울 서초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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