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누는 사람들> `나눔'으로 생명살리는 공동체
2010.01.01 21:27
<나누는 사람들> `나눔'으로 생명살리는 공동체
"송희야 건강하거라"
(김해=연합뉴스) 황봉규 기자 = 정부 지원 없이 5년 넘게 소아난치병 환자와 빈곤아동, 독거노인 등 어려운 이웃에게 나눔을 실천해온 생명나눔재단의 박정수 이사장이 올해 재단으로부터 도움을 받고 건강을 회복한 이송희(5) 양을 찾아 반갑게 안아보고 있다. 2009.12.3 <<지방기사 참고>>
bong@yna.co.kr
김해 `생명나눔재단' 5년간 60여명 어린 생명 구해
정부지원없이 후원ㆍ모금만으로 활동.."미래의 시대정신은 `나눔'"
"지금의 물질적 풍요를 가져온 시대정신이 `경제성장'이라면 미래의 시대정신은 `나눔'입니다. 적게 소유해서 행복하고 나눔으로써 부자가 되는 `발전적 나눔'을 제안합니다."
2일 오후 김해시 외동의 경사진 골목길에 위치한 조그마한 단독주택에 `은인'들이 찾았다.
생명나눔재단(http://www.lifeshare.co.kr)의 이사장 박정수(64), 사무총장 임철진(45) 씨다.
생명나눔재단은 경남 김해에서 자생적으로 탄생해 5년이 넘는 세월 동안 소아 난치병 환자와 빈곤아동, 독거노인 등 어려운 이웃에게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박 이사장과 임 사무총장은 지난해 7월 급성 백혈병 진단을 받았으나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항암치료와 골수이식 수술 비용 등을 감당하지 못하는 이송희(5) 양과 인연을 맺은 뒤 이날 안부를 묻기 위해 이 양의 집을 찾았다.
자칫 피지도 못하고 스러질뻔한 어린 생명을 구하고자 백방으로 뛰어 치료비를 마련해준 덕분에 비교적 건강해진 이 양의 모습이 눈에 아른거렸기 때문이다.
박 이사장과 임 총장 등은 이 양의 딱한 사연을 들은 이후 `송희야 활짝 피어나렴'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지역 주민과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해 5천300여만원의 성금을 모아 전달한 인연이 있다.
그들은 치료비 마련을 위해 `송희 양 돕기 하루주점'을 열었고 지역 케이블방송사 및 시민단체 등과 함께 캠페인을 벌였다.
항암치료를 받느라 빠졌다가 다시 솜털같은 머리카락이 돋아나는 이 양을 반갑게 품에 안은 박 이사장은 "송희가 끝까지 힘든 치료를 이겨내고 우리 곁에 건강하게 돌아왔으면 좋겠다"며 이 양에게 "건강해야 한다"고 거듭 당부했다.
◇소아암 어린이 위한 모금이 `나눔'실천의 시작 = 생명나눔재단은 2004년 9월 창립했다.
그해 여름 김해시 진영읍에 살던 이재하(당시 3세) 군이 안구에 암이 생기는 망막모세포종이라는 난치병으로 투병하고 있다는 소식이 재단 창립의 계기가 됐다.
당시 편모 슬하의 어려운 가정환경에서 치료비는 커녕 생계조차 이어가기가 쉽지 않다는 이 군의 소식이 지역의 한 사회단체에 알려지면서 그를 돕기 위한 대책위원회가 꾸려졌다.
가야포럼과 김해YMCA와 김해YWCA 등의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재하살리기 긴급대책위원회'는 열성적으로 모금활동을 벌였고 6천여만원의 성금을 모아 이 군 치료비로 전달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 군은 이듬해인 2005년초 끝내 숨졌다.
하지만 이 군의 사연을 계기로 지역에서 소아난치병을 앓는 어린이의 생명을 구할 상시적인 조직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확산됐다.
당시 대책위에 참여했던 사람들은 `치료비가 없어 죽어가는 어린이들을 살리고 안정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를 고민했다.
이 같은 고민이 결국 시민사회단체 대표와 시민 등 모두 155명이 발기인으로 참여해 지역재단인 생명나눔재단을 출범시켰다.
정부의 재정 지원이나 연구사업 등의 프로젝트를 받지 않으면서도 지난 5년간 송희와 같은 어린이 60여명을 살린 공동체의 활동이 시작된 것이다.
재단은 출범직후인 2004년 10월 콩팥에 발생하는 윌름스 종양으로 투병중인 이다빈(당시 생후 8개월) 양을 돕기 위한 모금캠페인을 벌여 그해말 1억700여만원을 이 양 부모에게 전달했다.
다빈이, 나영이, 동인이, 가연이, 진선이, 민재, 세혁이, 조선족 최려나 양, 민철이, 창호, 영설이, 우석이, 성용이, 승주, 성우, 동운이와 은주, 영준이, 재성 재빈 형제, 송희에 이르기까지 그동안 재단에서 수천만원씩의 치료비를 지원한 아동만 60여명에 이른다.
◇난치병ㆍ빈곤ㆍ장애아동과 독거노인은 우리의 `이웃' = 재단은 소아난치병 어린이를 지원하는 외에도 빈곤과 장애로 고통받는 어린이와 독거노인을 지원하는 사업도 병행하고 있다.
생사의 갈림길에서 병원비를 먼저 걱정해야 하고 하루 끼니를 해결하기 힘든 소외된 이웃이 주변에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난 7월에는 얼굴부분 성장이 제대로 안돼 눈이 돌출되고 점점 시력을 잃게 되는 `크루존 증후군'을 앓고 있는 임재성(14), 재빈(12) 형제가 사는 의령지역에 새 보금자리를 마련해 주기도 했다.
임 총장은 "재성, 재빈 형제가 앓는 난치병도 문제였지만 이들 형제의 가정형편이 너무 어려워 치료비 마련 캠페인을 통해 모은 성금 중 일부를 집짓기에 사용하게 됐다"고 전했다.
재단에서는 해마다 빈곤아동과 장애아동을 100명씩을 모아 국내 놀이시설에서 통합캠프를 열고 있고, 장애아동 학부모를 위한 `홀로서는 엄마학교'도 마련해 실질적으로 장애아동을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실천하고 있다.
특히 10월초부터는 인터넷 카페 `김해아미(김해 아줌마와 미시)'와 손잡고 홀로 사는 노인들을 지원하는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김해 장유면의 아파트 도서관에서 벌써 2개월 이상 진행된 이 프로젝트는 흰색, 빨강색, 보라색 등 색색의 두툼한 목도리를 정성껏 만드는 것이다.
폭 20㎝, 길이 2m 정도의 목도리 1천300여개를 만들어 일일이 포장해 김해 농촌지역에 사는 독거노인에게 성탄절 전에 전달하는 것이 이 프로젝트의 완결이다.
임 총장은 "돈으로만 하는 사업이 아니라 어려운 이웃에게 실제로 도움이 되면서 따뜻한 마음이 전달되는 사업으로 김해아미와 함께 하는 목도리 뜨기를 구상했다"고 밝혔다.
◇어린생명 살리고 소외이웃 돕는 힘..1%의 나눔 후원회원 = 생명나눔재단의 홈페이지 첫 화면에는 재단이 소외된 이웃을 보살필 수 있는 `힘'이 수치로 표시돼 있다.
오른쪽 중간 부분에 `1% 나눔회원'으로 표시된 1천381명(2일 오후 현재).
이들은 재단이 소외 이웃을 지원할 수 있도록 매달 5천~10만원 이상의 후원금을 내는 고마운 존재다.
아직 재단이 안정적으로 각종 지원사업을 펼치기에는 모자란 수치지만 창립 첫해 300여명에 불과했던 것에 비하면 상당히 힘이 붙었다.
더욱이 큰 돈이 필요한 소아난치병 어린이가 생길 때면 어쩔 수 없이 거리로 나서 모금 캠페인을 벌이면 아낌없이 성원을 보내주는 이름없는 시민들도 든든한 지원군이다.
재단이 출범 이후 지금까지 25억원에 육박하는 거액을 모아 어려운 이웃을 지원할 수 있었던 것도 모금 캠페인과 후원금을 통해 조건없는 나눔을 실천하는 이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재단은 `나눔이 소통하는 행복한 세상'을 목표로 소아난치병 어린이의 치료비를 지원하고 빈곤 및 장애아동과 독거노인을 보살피는 일을 지속적으로 펼쳐나갈 계획이다.
회원들의 순수한 후원과 자원봉사만으로 운영되기에 `한 사람의 열걸음보다는 열 사람의 한걸음이 소중하다'는 마음가짐으로 사람을 존중하고 이웃을 배려하는 사회를 만드는 행보를 이어나갈 것이다.
박 이사장은 "후원회원이 앞으로 2천명, 3천명으로 계속 늘어나면 소외된 이웃을 위한 사업이 더욱 안정될 것"이라며 "시민들이 보내주는 작은 성금이 모여 난치병 어린이의 건강을 지켜준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5~10년 후에는 재단이 김해는 물론, 부산과 경남, 나아가 전국에서 가장 왕성한 복지사업을 벌이는 재단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출처 (김해=연합뉴스) 황봉규 기자 =b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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