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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이야기]국제우편물 배달 ‘몰래 테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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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U 전략회의 광경.
국제 우편기구인 만국우편연합(UPU)이 최근 흥미로운 작업을 벌이고 있다. 나라마다 국제 통상우편물을 얼마나 신속 정확하게 처리하는지 측정에 나선 것이다. UPU가 붙인 프로그램명은 글로벌 모니터링 시스템(GMS·GLOBAL Monitoring System). UPU 차원에서 이런 시험을 하는 것은 처음이다.


GMS의 개요는 다음과 같다. UPU가 은밀히 선정한 세계 각국의 패널들이 UPU 지침에 따라 한 나라에서 다른 나라로 편지를 부친다. 이를테면 한국의 패널이 스위스의 패널, 멕시코의 패널이 네덜란드의 패널에게 각각 편지를 보내는 식이다. 편지에는 RFID 태그가 붙어 있다. 패널이 부친 편지가 시험 국가에 도착, 공항 게이트를 통과하면 RFID 리더기가 이 태그를 읽고 UPU로 정보를 보낸다. 이 리더기는 UPU가 일괄 공급한 것으로, 우리나라의 경우 인천국제공항 국제우편물류센터에 설치돼 있다. 리더기를 통과한 편지는 우체국을 통해 가정으로 보내지고, 그 편지를 받은 패널은 도착일자를 UPU가 지정한 인터넷 사이트에 올린다. 그렇게 RFID 리더기가 편지를 확인한 시점으로부터 실제 수취인의 손에 들어가기까지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지를 측정하는 것이다.


UPU가 밝힌 패널의 규모는 21개국 530명이다. 이들이 프로그램 가입 국가에 모두 2만4000통의 시험편지를 보낸다. 패널의 신분은 철저히 베일에 가려져 있다. 신상이 알려지면 해당국 우정 당국에서 로비를 할 우려가 있다는 UPU의 판단 때문이다.

UPU는 그 많은 패널을 어떻게 구할 수 있었을까. UPU의 의뢰를 받은 쿼타스(Quotas)라는 독일의 조사 전문 회사가 광고 또는 인터넷 정보를 활용했다는 게 UPU의 설명이다. 실제 서울 목동의 한 주민이 최근 우체국에 전화를 걸어 “독일에서 그 같은 요청을 받았는데 응해도 되느냐”고 문의전화를 해 한국인 패널 선정의 단면이 드러나기도 했다. 이 사람은 아마존닷컴을 통해 책을 구입했는데 거기서 정보를 입수했다고 하더라는 것이다.


UPU가 이런 측정에 나선 것은 국가별 요금정산료를 재정비하기 위해서다. 국제우편물은 요금을 받는 나라와 배달하는 나라가 다르다. 송달국에서 배달국 쪽에 우편물 한 통에 얼마씩 요금을 나눠주는 정산이 필요하다. 이때 배달국의 서비스 수준이 서로 다른 만큼 이를 감안해 나누는 몫을 정하자는 취지다.

시험에 들게 된 각국의 우정 당국은 초긴장이다. 행여 시험성적이 나쁘게 나오면 정산료 수입에서 큰 손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우정사업본부 이숙연 주무관은 “이런 시험이 처음이어서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은근히 긴장되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GMS 측정법이 공정성과 객관성을 담보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우선 기술적으로 허점이 있다. 시험 우편물에 붙어 있는 태그는 RFID 기술이라고는 하지만 성능이 우수한 고가의 액티브(active)형이 아니라 근접거리에서만 인식이 가능한 저가의 패시프(passive)형이다. 이 패시브형으로는 우편물이 무더기로 쏟아질 경우 리더기에서 제대로 읽혀지지 않을 수 있다. 자동 측정이 아니라는 문제도 있다. UPU에 보고되는 우편물 도착 정보는 패널의 손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패널이 집을 비우거나 허위로 정보를 올릴 경우 검증할 길이 없는 것이다.


그러나 쿼타스의 신뢰성이 인정되는 만큼 그건 작은 문제다. 정작 우리나라에 불리한 것은 언어 문제다. 로마자를 쓰는 나라의 집배원은 편지 겉봉에 쓰인 주소를 읽어내는 데 어려움이 없다. 그러나 우리 집배원은 영어에 익숙지 않은 게 사실이다. 그렇지 않아도 영어로 표기된 주소는 읽기 어려운 데다 휘갈겨 쓰여 있기라도 하면 잘못 배달되기 십상이다.


그러나 GMS라는 주사위는 이미 던져졌다. UPU가 12월까지 시험운용을 마치고 내년 1월부터 본격 시행에 들어가겠다고 밝힌 만큼 좋은 성적을 받는 길 외엔 다른 선택이 없다. 집배원들이 국제우편물의 영어 주소를 얼마나 꼼꼼히 살펴서 착오없이 배달해야 하느냐에 달러가 왔다갔다 하는 것이다.


<이종탁 경향신문 사회에디터 jtlee@kyunghyang.com
-출처 2009 12/29   위클리경향 85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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