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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보수라서 더 행복해요"…피프의 힘, 자봉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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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국제영화제(피프·PIFF)의 꽃이 영화라면 뿌리는 관객이다. 그렇다면 피프에 있어 자원봉사자란 어떤 의미일까? '자봉'은 피프의 자양분이다. 그도 그럴 것이 피프가 14년 만에 아시아 최고의 영화제로 자리매김 하기까지는 보이지 않은 곳에서 궂은일도 마다하지 않은 자봉의 역할이 컸다.

올해 선발된 총 711명의 자봉들도 축제가 열리는 기간 동안 어김없이 만능박사로 변신했다. '발론티어(Volunteer)'라는 로고가 적힌 잠바를 입은 이들은 공항에 도착한 스타들을 안전하게 인솔하고 행사장에 모여든 관객들의 질서를 정렬하며, 파티장에서는 안내 도우미로 변신했다.

이들에게는 하루가 쏟살같다. 해운대 백사장에서 만난 '자봉' 박나래(23, 부산 가톨릭대)씨는 "하루 24시간이 2시간처럼 느껴진다"고 말하며 '자봉의 하루'를 정의했다. 기획운영팀 이벤트 담당 자원봉사자인 박 씨는 피프에서 열리는 야외 행사와 거리 이벤트에서 스타들을 안내하고 팬들의 안전을 점검했다.

박 씨는 영화제 기간 동안 적게는 하루 1개, 많게는 하루 3개의 행사에 투입돼 봉사활동을 해왔다. 하루 하나의 행사만 소화하는 날에도 준비 시간은 평균 2시간 이상이었다. 스타보다 바쁘고 관객보다 치열했던 박나래 씨의 자봉 체험기를 들어봤다.


◆ 개막날

오전 9시 10분: "축제의 날이 밝았다"

결전(?)의 날이 밝았다. 66일간의 오랜 교육을 마치고 드디어 첫 출격을 하는 날이다. 피프의 포문을 여는 개막식날 오전 9시 수영만 요트경기장을 찾았다. 개막식 행사는 내 담당이 아니었다. 하지만 피프의 시작을 알리는 메인 행사인 만큼 준비 과정을 미리 보고 싶었다.

식장에 배치된 '자봉'의 얼굴에서는 설렘과 긴장감을 동시에 볼 수 있었다. 2달 동안 사전 교육을 받았음에도 실전은 떨릴 수밖에 없었을 터. 힘좋은 남자 자봉들은 식장 곳곳을 쓸고 닦았으며 좌석 정렬에도 공을 들였다. 또 다른 자봉들은 레드카펫을 펼치는 일과 바리케이드 치는 일에 집중했다. 뜨거운 햇빛 아래 개막식을 준비하는 동료들을 보고 있으니 벌써부터 설레고 즐겁다.

오후 14시 30분: "아시아 팬 미팅이 따로 없네"

늦은 점심을 먹고 오니 개막식장 입구는 일본 팬들로 가득 차 있었다. 개막식에 배우 이병헌 씨가 참석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눈길을 끌었던 점은 이병헌뿐만 아니라 기무라 타쿠야, 조쉬 하트넷의 팬까지 모여 입구는 한국 팬과 아시아 팬들의 합동 팬 미팅 현장 같았다는 것이다.

좋은 자리를 얻기 위해 어젯밤부터 밤을 샜다는 한 일본 팬의 표정이 비장했다. 그의 짐 옆에는 빈 자장면 그릇이 놓여 있었다. 이런 팬들의 열정은 피프의 힘이다. 하지만 우리로서는 축제가 열리는 동안 발생할지 모를 사고에 늘 대비해야 한다. '안전제일'은 자봉이 염두해둬야 할 제1의 철칙이다.

오후 18:00 "업무 투입, 바쁘다 바빠"

오후 6시. 배우들의 공식 숙소인 해운대 그랜드 호텔에 도착했다. 나를 비롯한 이벤트팀 15여명이 이곳에서 개막식장으로 향하는 스타들을 인솔하는 업무를 맡았다. 호텔 입구에는 이미 약 100여명의 팬들이 운집해있었다. 대부분 장동건과 이병헌의 일본 팬들과 10대 소녀 팬들이었다.

행여 모를 사고를 위해 입구 양쪽으로 팬과의 거리를 두고 배우들이 지나갈 길을 확보했다. 이어 턱시도와 드레스로 멋을 낸 배우들이 호텔 로비에 나타났다. 팬들의 함성 소리는 떠나갈듯 했고 흥분한 몇몇 팬들은 힘으로 밀기도 했다. 다행히 약 50여명의 스타들은 호텔을 무사히(?) 빠져나가 개막식장으로 향했다. 첫 임무는 이렇게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오후 22:00 "인기스타도 피곤하네"

영화제 첫날부터 야근이다. 성공적인 개막식을 기념하는 영화인들의 비공개 파티가 오후 10시 파라다이스 호텔에서 열린 것이다. 당초 이 파티에는 약 10명의 자봉만이 투입키로 돼있었다. 그러나 참석자 명단에 없었던 이병헌과 기무라 타쿠야가 온다는 연락을 받고 퇴근 중에 발길을 돌렸다.

떴다하면 한류팬 300여명은 몰고 다닌다는 이병헌 씨의 등장에 자봉들은 모두 초긴장 상태. 그러나 돌발 상황 발생. 숙소 앞에 너무 많은 팬들이 대기하고 있어 두 사람의 파티 참석이 무산된 것. 자봉들의 도움 없이 숙소를 빠져 나오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결국 안전상으로 이유로 취소. '휴, 스타도 알고 보면 피곤하구나'


◆ 셋째날

오후 14시 30분: "남포동, 초긴장 모드"

개막 3일째, 오늘은 피프 행사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야외무대 인사 일정이 있는 날이다. 특히 치열하기로 유명하다는 남포동 피프광장을 배정받았다. 오늘 무대인사는 영화 '파주'. 이선균과 서우가 남포동에 뜬다는 소식을 접한 남포동은 오전 10시부터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보통 야외무대 인사는 10명의 자봉이 배정된다. 그러나 남포동은 공간이 협소하고 시민들의 밀도가 높은 지역이라 15명의 자봉이 배치됐다. 아니나 다를까 행사 시간인 오후 2시 30분이 되자 부산극장 앞은 포화상태. 자칫 넘어지는 사람이 있다면 도미노처럼 인파들이 떠밀릴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다행이도 행사는 사고 없이 마무리됐다. 배우들이 차를 타기까지 다소 시간이 걸리기는 했지만 인명 피해 없이 잘 마무리됐다. 무대 정리를 마치고 나니 오후 6시. 오늘 일정을 이걸로 끝. 영화제 이후 가장 빠른 퇴근이었다. 하지만 너무 긴장한 탓일까. 온몸이 뻐근했다.


◆ 넷째날

오후 17시 30분: "행사 지연에 대처하는 방법"

오늘은 브라이언 싱어 감독과 김지운 감독의 '오픈토크'가 있는 날. 김지운 감독의 팬이라 개인적으로 가장 기대한 피프 행사이기도 했다. 다행히 행사 투입 확정. 오후 1시쯤 해운대 백사장에 도착해 행사준비를 시작했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행사가 5시 30분으로 지연됐다.

야외행사의 경우 게스트 사정이나 무대 여건에 따라 지연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럴 때는 관객들에게 양해의 말을 잘 전해야 한다. 자칫 행사 지연에 실망한 관객들이 본 행사를 포기해버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다행히 이날 행사는 지연에도 불구하고 많은 관객들이 자리해 뜨거운 열기를 보였다.

오후 17시 10분: "아주담담은 아주 편안하게"

오늘은 감독데이인가 보다. '오픈토크'에 이어 '아주담담'에 바로 투입됐다. 감독과 영화팬의 대화 시간인 '아주담담'은 오픈토크와 달리 해운대 파빌리온에서 진행되는 실내 행사다. 태국을 대표하는 감독들이 관객들과 함께 부산과 부산영화제를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아주담담은 관객이 많이 몰리는 행사는 아니지만 마니아층의 참석률이 높아 깊이 있는 대화가 이뤄지는 피프의 알짜배기 행사다. 대체로 차분한 진행이 이뤄지는 행사라 자봉의 입장에서도 선호하는 행사다.


◆ 다섯째날
오후 22시 20분: "야간 파티? 우리들의 파티는?"

드디어 피프가 반환점을 돌았다. 개막 5일째 무대 인사부터 오픈토크, 스타 인솔까지 대부분의 이벤트 행사를 완벽히 마스터한 나는 어느덧 베테랑 자봉이 된 기분이다.

오늘은 야간 파티가 열린 날. 독립영화인들의 파티인 '와이드앵글 파티'였다. 피프에서는 매일 밤 수많은 파티가 열린다. 파티 행사의 경우 성격에 따라 공개 여부가 다르다. 프라이빗 파티의 경우 관계자와 초대장 소지자만 입장이 가능하다.

이런 것을 꼼꼼히 체크하는 것도 우리의 몫이다. 간혹 일부 사람들이 피피 배지만 믿고 무턱대고 출입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어 난처한 상황이 생기기도 한다. 하지만 원칙 사수는 우리의 철칙이다.

밤 11시에 시작한 행사는 새벽 3시가 되어서야 끝났다. '오늘도 집에 가기는 글렀구나' 생각하는 찰나, 야간 근무 동료들이 회식자리를 마련했다는 희소식. 하루 일과가 끝난 새벽, 우리들의 소박한 야식 파티가 시작된다.

생각해보면 피프가 우리가 준 소중한 선물, 바로 추억과 사람이 아닐까. 만약 돈을 받고 했다면 단지 '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자봉이란 것이 조건없는 '마음'이기에 하루 하루가 아쉽고 또 더 행복하다.

<사진=김용덕·이호준·송지원기자>
-출처 [스포츠서울닷컴 | 부산=김지혜·서보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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