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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250조의 여인 "주먹구구 운용 오해풀것" 
 
국민연금 숨은 큰손 이스란 복지부 연금재정과장
 
매달 보험료 수입만 2조원, 총적립금은 250조원. 이스란.jpg

이런 거대한 국민연금기금을 운용하는 것은 그야말로 스트레스 자체다. 단 2% 수익률만 까먹어도 5조원이 날아가는 상황이라면 투자 결정을 할 때마다 식은땀이 흐를 수밖에 없다. 이스란 보건복지가족부 연금재정과장(37ㆍ여) 이야기다. 최전선에서는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가 수익률 싸움을 벌이지만 투자 결과에 대한 책임은 이 과장에게 있기 때문이다.

그는 국민연금 운용성과를 뒤에서 묵묵히 챙기는 진짜 `큰손`이다.

이 과장은 연금 투자정책을 결정하는 기금운용위원회에서 실무위원회 간사를 맡고 있다. 안정적인 기금자산 확보를 위해 자산배분과 투자전략을 일일이 점검한다. 기금 운용에 실수는 용납되지 않는다. 수익률이 조금만 떨어져도 혼이 난다. 이런 비판의 화살은 언제나 이 과장에게 집중된다.

이 과장은 26일 "복지부 장관 비서관을 거쳐 지난해 3월 연금재정과장으로 부임한 이후 하루하루가 전쟁터였다"고 말했다.

국민연금공단이사장과 기금운용본부장이 새로 선임됐고 국제성과평가제도(GIPS)가 도입되면서 일은 많아졌다. 무엇보다도 미국발 금융위기가 전 세계를 휩쓸면서 국민연금에 직격탄을 날렸다. 해외 투자 주식에서 손실액은 불어났으며, 이 과장은 `왜 주식을 샀냐`는 뭇매를 맞아야 했다.

환율 변동성마저 커져 헤지 비율을 조정하느라 마음고생도 심했다. `얼굴이 예전보다 상했다`는 걱정 어린 말을 들어도 이젠 익숙하다. 이 과장은 "금융위기 이후 월별로 하던 해외투자현황 관리작업을 일별로 바꿨다"며 "이제는 외국 운용사 의존도를 낮추고 종목 관리까지 한다"고 설명했다.

요즘 국민연금은 수익률이 좋아져 흐뭇하다. 작년 4분기에 주식을 매입했다가 최근 3조원어치 매도하는 동안 11.9%의 수익률을 올렸다.

이 과장은 "장기 투자하는 상황에서 단기 차익은 여러 과정의 하나일 뿐"이라며 겸손해했다.

이 과장은 국민연금 대표로 다음달 1~3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리는 세계 연기금심포지엄에 참석해 연설을 할 예정이다.

이번 심포지엄은 세계은행에서 주최하는 대규모 행사로 미국 교직원 연금보험(TIAA-CREF), 남아프리카공화국 공무원연금펀드, 중국투자공사(CIC) 등 각국 연기금, 국부펀드, 컨설팅사 등 30여 개 기관이 참여한다. 지금껏 국제 행사에서 국민연금이 프레젠테이션을 한 적은 거의 없다.

이 과장은 "국민연금이 아직도 채권에만 투자하고 정부의 공적자금에 활용되는 등 주먹구구식으로 운용된다는 오해를 풀겠다"고 말했다.

이 과장은 행정고시 40회로 건국대 정치외교학과와 미국 카네기멜런대 하인즈스쿨(보건행정)을 졸업했다.

-출처 매일경제[강계만 기자 / 사진 = 김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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