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이야기]우표로 보는 새해
2008.12.31 21:27
[우정이야기]우표로 보는 새해
기축년 새해에는 국내외에 어떤 일이 예정돼 있을까. 우정사업본부의 2009년 우표 발행 계획을 보면 일단의 흐름을 알 수 있다.
새해 처음 나오는 우표는 루이 브라유(Louis Braille, 1809~1852) 탄생 200주년 기념 우표다. 브라유는 시각 장애인들이 손가락을 이용해 읽고 쓸 수 있는 문자인 점자를 창안한 프랑스 태생의 교사다. 그 자신 네 살 때 시력을 잃었으나 읽고 쓰기를 배워 능숙한 첼로와 오르간 연주자가 되었으며 모교에서 교사가 되기도 했다. 이 분이 태어난 지 200년이 되는 날이 1월 2일이어서 만국우편연합(UPU)의 요청에 따라 이날 기념우표를 내는 것이다.
일반인에게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2009년은 유엔이 정한 세계 천문의 해다. 이탈리아의 철학자 갈렐레오 갈릴레이가 천체망원경을 발명한 지 400주년이 되는 해를 기념해 정한 것이다. 망원경의 발명은 세상을 보는 눈, 우주 크기에 대한 이해의 지평선을 넓혀주는 인류사의 기념비적 사건이다. 세계적으로는 국제천문연맹(IAU), 우리나라에서는 한국천문연구원이 주관이 돼 다양한 행사를 준비하고 있으며, 상세한 정보는 공식 웹사이트(www.astronomy2009.org, www. astromomy2009.kr)에 가면 얻을 수 있다. 이를 기념하는 우표가 1월 15일 나온다.
2009년 한 해 동안 세계인의 입에 가장 많이 오르내릴 단어는 무엇일까. 통계를 낼 수 없겠지만 ‘경제 위기’ 아니면 ‘기후 변화’쯤 되지 않을까 싶다. 12월 스웨덴의 코펜하겐에서 열리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회의에서 지구온난화를 방지하기 위한 전지구적 협상이 마무리된다. 우리나라가 의무감축국가가 되는지도 이때 결정된다. 물론 예정대로 이때 모든 협상이 종결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지만, 기후 변화라는 주제가 인류 공통의 과제로 다가왔음을 실감하는 데는 모자람이 없는 한 해다. 4월 22일 지구의 날을 맞아 지구사랑 특별우표를 발행한다는 우정사업본부의 계획은 그래서 시의적절하다. UPU에 따르면, 우리나라 외에 세계 40개국에서 기후 변화 관련 우표를 발행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새해를 누구보다 설레는 가슴으로 맞는 사람들은 만화가다. 1909년 6월 2일 일간지 <대한민보> 창간호에 이도영 선생이 한 컷의 만화를 실어 첫 선을 보인 지 꼭 100년이 되는 해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 만화에 빠지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길창덕의 ‘순악질 여사’, ‘이상무의 독고탁의 비밀’, 박수동의 ‘번데기야구단’, 월간 어린이 잡지 <어 깨동무> 등등 제목만 들어도 만화의 한 장면이 머릿속에 떠오른다. 한국만화100주년 기념우표가 나오는 6월 2일을 전후해 이런 추억의 책을 다시 볼 수 있는 기회가 있다. 한국만화100주년기념위원회가 준비하고 있는 행사 중에 이들 책을 일반인에 보여주는 특별전시회가 포함돼 있다.
새해 한국에서 열리는 국제 행사로는 제3차 OECD(경제개발협력기구) 세계 포럼이 있다. 세계 각국의 고위관료, 국제기구, 기업, NGO 및 학계, 언론계 등 1500여 명이 참여하는 행사다. 통계를 통해 사회 발전을 측정하고 미래를 예측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한다. 통계청이 미국, 스페인, 인도 등과 경쟁을 벌여 유치했으며, 국내에서는 부산이 서울과 제주를 제치고 개최지로 선정됐다. 10월 27일부터 나흘간 벡스코에서 열리며 이때 기념우표가 나온다.
우취계의 행사로 필라코리아 아시아국제우표전시회도 있다. 7월 30일, 행사 개막일에 맞춰 기념 우표가 나올 예정이다. 눈에 띄는 것은 해병대 창설 기념우표다. ‘무에서 유를 창조한다’는 해병대가 창설된 지 60년이 되는 2009년 4월 15일, 기념우표를 낸다는 계획이다. 결속력 강하기로 이름난 해병대의 저력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 할 만하다. 건군 60주년 우표는 2008년에 나왔고, 2009년은 해병대 외에 공군 창설 60주년이기도 한데, 공군우표는 없기 때문이다. 2010년에는 여군 창설 60년이 되는데, 이때 우표가 나올지도 두고볼 일이다.
눈을 외국으로 돌리면 새해에 다시 한 번 새겨야 할 위인도 여럿이다. <종의 기원>의 저자인 다윈 탄생 200주년이자 교향곡의 아버지 하이든의 서거 200주년이다. 이를 기념해 우표를 발행하는 나라도 있다. 예나 지금이나 국내외 우표를 살피면 과거와 현재의 역사를 한꺼번에 배울 수 있다.
<이종탁 경향신문 논설위원> jtlee@kyunghyang.com
-출처 2009 01/06 위클리경향 80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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