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만명 손길 서해안 살렸다” 
유류오염 방제 유공자등 16명 포상…보령 대천항선 피해극복 시비 제막식 

▲서해안 기름유출사고 1주년을 맞아 5일 충남 태안문예회관에서 열린 제3회 자원봉사자 대회에 참가한 자원봉사자와 유류오염사고 방제 유공자들이 축하공연을 감상하고 있다. <태안=장길문 기자>

서해안 기름 유출 사고 발생 1주년을 맞아 ‘태안의 기적’을 기념하는 행사와 자원봉사자들을 위한 보은 행사가 5일 충남 태안 등지에서 다채롭게 펼쳐졌다.

한국자원봉사협의회와 행정안전부 주관으로 태안문예회관에서 열린 자원봉사자 대회에서는 자원봉사와 유류오염사고 방제 유공자·단체 16명이 정부포상을 받았으며 충남국악관현악단 연주회, 록밴드 콘서트, 인기가수 정훈희의 축하공연도 열려 태안의 기적을 이룩한 자원봉사자들에게 잠시나마 즐거움을 선사했다.

한승수 국무총리는 치사에서 “고사리손에서부터 이주민까지 130만 명에 달하는 자원봉사자들이 세계 역사에 길이 남을 기적을 만들어 냈다”며 “태안에서 얻은 교훈으로 국민통합을 이뤄 경제위기도 극복해 나가자”고 역설했다.

이완구 충남지사와 진태구 태안군수는 이 자리에서 대국민 감사메시지를 발표하고 “살을 에는 추위 속에서도 생명의 인간띠를 형성해 절망의 서해안에 희망의 꽃을 피웠다”며 기름제거 봉사에 참여했던 자원봉사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자원봉사자대회에 이어 열릴 예정이었던 야외 보은 행사는 때마침 내린 폭설로 취소됐지만 일부 자원봉사자들은 만리포 해수욕장을 찾아 제 모습을 회복한 서해바다와 백사장을 바라보며 칼바람을 맞으면서 기름을 걷어내던 1년 전을 회상하기도 했다.

보령시 대천항에서는 ‘유류 피해 극복 기념 시비’ 제막식이 열렸다.

시비는 전국에서 찾아온 자원봉사자와 지역 주민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다시 태어난 청정 서해의 기적을 기념하기 위한 것으로 보령에서 생산된 폭 340㎝, 높이 220㎝ 크기의 오석(烏石)으로 만들어졌다.

신준희 보령시장은 “사고 1년을 맞아 자원봉사자와 주민들의 희생과 사랑에 보답하는 마음으로 섬 지역 출발지인 대천항에 기념 시비를 세우게 됐다”고 말했다.

서산시 유류피해민대책연합회도 이날 시 문화회관에서 유상곤 시장, 이철수 시의회의장, 이원재 서산수협장, 피해주민 등 6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태안 기름유출 사고 1주년 보고회를 갖고 완전배상, 완전복구, 무한책임을 강력히 촉구하고 나섰다.

어민들은 성명서에서 “오늘 우리들이 모인 것은 피해배상을 몇 푼 더 받기 위한 것이 아니다”라며 “이 시간을 통해 어민들 스스로 권익을 찾고, 피해민들 모두가 대동단결하여 완전배상, 완전복구, 무한책임을 쟁취하기 위해 모인 것”이라고 투쟁 불사 의지를 밝혔다.

이들은 피해주민에 대한 구체적 수혜가 올 수 있도록 특별법 및 시행령을 조속히 개정하고 피해민의 생계와 생활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피해민에 대한 완전한 배상과 해양환경의 항구적 복구, 피해보상금 선지급을 촉구했다.

보은 행사는 6일 대천실내체육관에서 ‘기부천사’ 가수 김장훈의 ‘서해안 환경사랑 페스티벌’이 이어지며 태안 안면도 오션캐슬에서는 7일부터 3일간 환경복구와 국제협력, 지역경제 활성화 등을 모색하는 국제환경포럼이 개최된다.

한편 자원봉사자대회가 열리는 태안문예회관 밖에서는 기름유출의 가해자인 삼성의 완전배상을 촉구하는 유류피해대책위연합회의 집회가 열렸으며 7일에는 태안 신터미널 인근에서 삼성과 정부를 규탄하는 대규모 집회도 개최될 예정이어서 사고 발생 1년이 지난 지금도 기름피해의 상처가 치유되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출처 대전일보 이석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