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봉사 교육 전문가 쉰들러 박사

"자원봉사자들이 서로 이끌게 하는 것이 중요"

 = "자원봉사자들이 서로 협력해 일할 방법을 찾게 하고 자발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동기를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원 봉사자를 교육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해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미국의 알렌 쉰들러(82.여) 박사는 20일 서울 합정동 국제가톨릭형제회에서 가진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자원봉사 교육의 핵심은 자원봉사자가 다른 자원봉사자를 이끌 수 있게 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쉰들러 박사는 1968년부터 5년간 아프리카 평화봉사단 부단장을 지냈고 미국 자원봉사자들의 단체인 촛불재단의 훈련책임자, 유엔 아프리카 대학생 자원봉사 교육 책임자 등을 맡는 등 자원 봉사 교육 프로그램의 개발과 운영으로 유명하다.

"돈과 시간에 여유가 있다고 자원봉사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는 천성적으로 남을 돕고 싶어하고, 또 그게 옳은 일이기에 선행을 하는 것뿐입니다"

쉰들러 박사는 "자원봉사의 원칙은 세계 어느 나라나 같지만 나라마다 문화와 풍습이 다르기에 별도의 교육 프로그램이 있는 것"이라며 "그런 까닭에 '남을 돕자'고 얘기하지 '자원봉사를 하자'고 말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에서는 자원봉사 활동이 학교 성적에 반영한다고 하자 그는 "그런 일은 미국에서도 있다"면서 "과속에 대한 처벌로 사회봉사 활동을 하는 것과 자원 봉사는 엄연히 다르다. 자원봉사가 좋은 일이라고 법으로 강제한다면 자원봉사는 그 뜻을 잃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렇기 때문에 자원봉사는 자발적으로 생긴 마음가짐을 중시해야 하며 그런 마음을 유지하도록 하는 게 교육의 관건"이라고 밝힌 후 "사람들은 나쁜 일보다 착한 일을 하도록 태어난 것이며, 선행은 여럿이 함께할 때 더 효과를 낸다"고 말했다.

또 자원 봉사자 '관리' 프로그램의 핵심은 "자원봉사자들의 재능과 자질, 하고자 하는 것을 제대로, 쉽게 이룰 수 있도록 조직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한 후 "그런 뜻에서 '관리'(management)라고 이름 붙인 것이지 절대로 '통제'(control)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함께 일하려는 의지와 마음가짐이 자원 봉사의 중요한 요소라고 꼽은 후 "특히 자원봉사자를 지도할 때는 그들과 함께 있으며, 함께 일한다는 자세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19일 방한한 쉰들러 박사는 21일에는 노인복지 시설을 둘러보고 22일 서울 가톨릭 사회복지회가 명동 가톨릭회관에 설치한 '카리타스 자원봉사 지도자ㆍ관리자 양성센터' 개소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25일에는 명동성당 소성당에서 자원봉사자들을 대상으로 강연하는 등 일정을 마치고 28일 출국한다.

-출처(서울=연합뉴스) 양태삼 기자tsy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