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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이야기]올림픽 스타가 집배원이 된 사연

 
올림픽 역사상 최초로 8관왕의 위업을 달성한 미국의 수영선수 마이클 펠프스가 미 우정청의 모델이 되는 상상을 지난주 이 지면에서 해본 바 있다. 그런데 과거 펠프스에 버금갈 정도로 유명한 올림픽 스타가 미 우정청의 집배원으로 20년째 근무하고 있어 소개할까 한다.

지난 5월 미국 캘리포니아 지역신문들은 우편물 배달 중 사나운 개의 공격을 받은 한 여자 집배원 얘기를 짤막하게 보도했다. 헌팅턴 비치의 한 부잣집에 등기우편물을 전하기 위해 초인종을 누르던 중 개가 달려드는 바람에 황급히 차 안으로 몸을 숨기고 911구조대에 구조요청 전화를 걸었다는 스토리다. 개 주인은 당초 집배원이 개에 먼저 스프레이를 쏘았다고 주장하다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자 집배원에게 공식 사과했고, 사건은 일단락됐다.

올림픽에서 우승한 뒤 환호하는 셜리.==>>

사건 자체는 미국의 우편 세계에서 심심찮게 일어나는 개 물림 사고다. 그런데 피해 집배원이 한때 미국인을 열광시킨 올림픽 스타라는 사실이 눈길을 끈 것이다.

셜리 바바쇼프. 이젠 미국인들도 그 이름을 좀처럼 기억하지 못할 정도로 흘러간 인물이다. 하지만 스포츠계 인사들은 지금도 그녀를 미국 역사상 가장 뛰어난 수영선수 중 한 명으로 꼽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그녀가 올림픽에서 딴 메달은 모두 8개. 1972년 뮌헨에서 금1 은1, 76년 몬트리올에서 금1 은5개를 땄다. 그러나 경기가 공정했다면 그녀가 몬트리올에서 6관왕이 되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 같은 견해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시곗바늘을 22년 전으로 돌려보자. 몬트리올 올림픽이 열리기 직전 바바쇼프는 세계기록을 6개나 가지고 있는 당대 최고의 선수였다. 100, 200, 400, 800m 자유형에 계영까지 그녀의 독무대였다. 바바쇼프의 금메달을 의심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경기 결과는 전혀 달랐다. 첫 경기인 400m 계영에서 동독 선수들은 바바쇼프가 이끄는 미국팀을 15m나 뒤로 한 채 세계기록보다 빨리 들어왔다. 이어 열린 100m 자유형, 400m 자유형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바바쇼프는 자신의 세계기록을 단축시키면서 터치패드를 찍었지만 그때마다 동독 선수들이 먼저 들어와 있었다. 4년 전 뮌헨 대회 땐 수영에서 금메달을 하나도 못딴 동독이 이 대회에선 11개 중 10개를 휩쓸었다.

바바쇼프는 결과에 승복할 수 없었다. 승자가 내미는 손을 잡기를 거부한 그녀는 기자회견장에서 “동독 선수들은 스테로이드를 복용한 것 같다. 그들의 근육은 남자 같다”고 공개적으로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나 증거는 없었다. 당시의 도핑테스트는 초보적인 수준이었고, 아무도 여기에 걸리는 사람은 없었다. 그녀에게 돌아온 것은 ‘심술쟁이 셜리’(Surly Shirley)라는 불명예스런 별명이었다. 미국 언론은 그가 스포츠 정신에 위배되는 무례함을 보였다고 맹비난했다. 그것으로 그녀의 선수 인생은 끝났다. 실의에 빠진 그녀는 고향에서 10여 년간 은둔에 가까운 생활을 해야 했다.

동독 선수들이 부정행위를 했다는 바바쇼프의 의혹은 훗날 사실로 드러났다.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동독의 비밀문서들이 공개되면서 당시 동독 정부가 선수들에게 약물을 복용시켰다는 것이 밝혀진 것이다. 바바쇼프는 1982년 명예의 전당에 올랐고, 2005년 올림픽 훈장까지 받았으나, 동독 선수들의 금메달 박탈 조치는 취해지지 않았다.
바바쇼프가 새 출발을 하게 된 계기는 1986년 싱글맘이 되면서다. 아이를 혼자 키워야 한다는 현실에 눈을 뜨면서 집배원 시험에 응시했고, 88년 오렌지 카운티에서 편지 배달을 시작하면서 우정인이 됐다.

그녀는 요즘 22살 된 아들과 함께 살아가는 삶이 더 없이 행복하다고 털어놓는다. 아들이 ‘금메달’이라는 것이다. “그때 금메달을 6개 땄다면 내 인생은 완전히 달라졌을 거예요. 하지만 어느 쪽이 더 행복했을지 누가 알겠어요?” 몬트리올의 악몽을 완전히 극복했음을 보여주는 그녀의 말이다.

그녀는 편지 배달하는 자신을 어떤 주민은 몰라보고 어떤 이는 반겨준다는 게 근사하게 느껴진다고 말한다. 사람들이 자신을 오직 수영선수로만 알아주는 것은 원치 않는다는 것이다. “나는 수영보다 더 많은 시간을 집배원으로 보냈으며, 바깥을 돌아다니는 집배원 일이 무척 즐겁다”고 그녀는 말한다. 세계 우정사에 남을 명사 집배원이 또 한 명 생겨난 것이다.

<이종탁 경향신문 논설위원> jtlee@kyunghyang.com

-출처 뉴스메이커 79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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