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해입은 봉화에 자원봉사자 8200여명 발길“
고마운 이웃 있어 수해 시름 덜어요”

◇경북 봉화군 이·미용 단체 자원봉사자들이 춘양면 의양4리에서 수해 주민들의 가재도구 등을 하천에서 씻고 있다.

지난 23일부터 내린 집중폭우로 쑥대밭이 된 경북 봉화 지역에 도내 곳곳에서 자원봉사자들의 발길이 잇따라 모든 것을 잃은 주민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북돋아주고 있다.

30일 경북도 재안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23일부터 26일까지 내린 집중호우로 봉화 지역의 피해액은 공공시설 335억원과 사유시설 7억원 등 모두 342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피해 내용별로는 주택 182채가 전파 또는 침수돼 195가구 392명의 이재민이 발생했고, 이 중 29가구 60명의 주민은 아직도 마을회관에서 지내고 있다.

수해가 나자 지역 자원봉사단체들을 중심으로 도내 곳곳에서 자원 봉사자들의 발길이 이어져 지금까지 수해 지역에서 봉사를 한 사람들이 모두 820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서울에 있는 자원봉사단체인 삼육국제구호개발기구 봉사단은 수해 지역 주민들이 가재도구가 없어 식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지난 28일부터 봉사단 4∼5명이 춘양면 의양4리 마을회관에서 침수지역의 주민과 자원봉사자들에게 매일 200명분의 점심식사를 제공하고 있다.

또 지역 주민 금성호(59), 임만현(57)씨 등 4명은 자신들의 1t 화물차를 이용, 수해 현황을 파악해 군에 알리고 구호단체에서 답지한 생필품 보급에 나서는 등 봉사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이 밖에 인근 지역 주민들도 한참 바쁜 농사일을 접어두고 수해 주민들의 집에 찾아가 진흙투성이로 변한 가재도구와 집안을 씻어내고 빨랫감을 빠는 등 자신의 일처럼 나서고 있다.

지금까지 외지에서 봉화 지역에 자원봉사단체를 파견한 지역은 대구시를 비롯한 포항과 김천 등 도내 대부분 지역에 달하고 있으며, 기름유출 사고를 당했던 충남 태안군과 경기도 파주, 안산시 등 타 시도의 자원봉사단체도 복구에 참여하겠다는 뜻을 전해 왔다.

이번 폭우로 집이 침수된 봉화군 춘양면 의양4리 주민 김모(62·여)씨는 “수해를 당했을 때는 앞이 막막하기만 했는데 자원봉사자들이 집안 곳곳을 청소하고 빨래까지 해줘 이제야 다시 살겠다는 희망을 갖게 됐다”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출처 세계일보 봉화=전주식 기자 jschun@segye.com